미국 이민사의 눈물, 케이준 요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케이준 스타일이란?
케이준 스타일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후추 가루를 비롯해 각종 향신료나 허브를 듬뿍 사용한 미국식 양념을 말합니다.
보통 마늘과 양파, 칠리, 겨자, 후추를 비롯해 허브를 많이 사용해서 맛이 강하고 매콤한 것이 특징이며,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어울리는 편입니다. 미국의 남부 지방에서 발달한 스파이시 음식을 케이준 스타일이라고 한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 등지에 정착한, 가난한 프랑스계 백인들의 한과 설움이 바로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만들었기 때문에 스파이시 요리만 케이준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케이준 스타일로 조리한 프라이드 치킨과 케이준 소스를 뿌린 샐러드, 케이준감자, 케이준 새우 등의 음식을 떠올릴 수 있는데 대부분 후추를 뿌려서 자극적인 맛을 낸 음식을 케이준이라고 말합니다. 스파이시한 맛이니까 케이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미국 남부의 케이준 스타일의 요리는 잠발라야, 검보입니다.
케이준에 담긴 스토리
케이준은 북미 대륙 개척 당시 복잡했던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케이준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만든 음식입니다. 케이준의 뿌리는 고향에서 쫓겨난 난민들이 살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먹었던 음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전쟁에서 패하고 고향에서 쫓겨난 피난민들이 생존을 위해 먹어야 했던 음식입니다.
18세기 중반 유럽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됩니다.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이 무역과 식민지 등 이권을 두고 다투었는데, 유럽의 열강들,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휘말리게 되어 실질적인 세계대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를 포함해 북미대륙에 살고 있던 영국계 이민자들의 후손과 프랑스계 이민 후손들도 모국의 후원을 등에업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전쟁을 영국계에서는 '프랑스 인디언 전쟁'이라고 하는데 프랑스와 인디언 각 부족이 연합해 영국과 대항하며 싸웠던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프랑스와 인디언 연합군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전쟁에 진 프랑스는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 중의 소유권을 영국으로 넘겨주게 되었고 케이준 스타일의 요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 루이지애나에 정착한 케이준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독특한 문화와 음식을 만들어갔습니다. 루이지애나는 문화적으로 복잡한 땅입니다. 프랑스의 문화와 전통이 남아있고,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적도 있기 때문에 스페인의 문화,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 온 흑인문화와 함께 원주민 아메리카 인디언의 문화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케이준 음식은 프랑스 전통 요리에 기반하면서도 아메리카 원주민, 아프리카계 미국인, 스페인계 등 다양한 문화의 영향으 받아 케이준 음식에 매콤하고 독특한 풍미를 더했습니다.
케이준 요리는 왜 스파이시할까?
케이준 요리가 매콤한 데에는 역사적, 문화적, 그리고 미각적인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늪지대는 습도가 높고 질병이 만연했습니다. 매콤한 음식은 체온을 높이고 발한을 유도하여 습도를 견디도록 돕고, 병원균을 죽이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냉장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식재료 보존이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케이준 요리에는 소금과 향신료를 풍부하게 사용하여 식재료를 오랫동안 보관했습니다. 또한 매콤한 맛은 음식의 부패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루이지애나 남부는 늪지대가 많기 때문에 해산물이 풍부했습니다. 조개, 새우, 게 등의 갑각류와 풍부한 가재를 음식재료로 썼는데 늪지대에서 구한 해산물인 만큼 갯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거친 요리였기 때문에 그냥 먹을 수가 없었고 거친 맛을 없애기 위해 강한 향신료를 듬뿍 넣었고, 비싼 향신료는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들판에서 자라는 각종 야생의 허브를 잔뜩 넣었습니다. 맛이 강해야 음식의 썩은맛, 거친 맛을 지우고 냄새즐 제거해 겨우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케이준 스타일의 음식이 양념 맛이 강하고 매운데다 스파이시한 맛으 ㄹ내는 까닭입니다.
지금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향신료를 듬뿍 사용해 스파이시한 맛을 강조한 케이준 스타일의 음식들은 강제로 추방당했던 캐나다의 프랑스계 난민들이 살기 위해ㅔ서 억지로 먹었던 서바이벌 생존형 음식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맛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케이준은 야생에서 거칠게 살아야 했던 아픈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